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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2018.03.30 04:24

이솝우화의 교훈 -뱀의 머리와 꼬리

https://goo.gl/X4qBMg
최종 접속일 : 18-04-23 가입일 : 1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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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주소 http://blog.daum.net/hwang450915/15639920


 

- 신 중의 신, 신들의 왕 제우스가 어느 날 여우의 영리함과 민첩성에 감탄하여 여우를 동물의 왕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신분 상승을 통해 ‘권력의 서열’이 바뀐 여우가 어떻게 하는지 몰래 지켜보았다.

벼락치기로 동물의 왕이 된 여우가 어느 날 가마를 타고 거드름을 피우며 행차를 하는데 제우스가 그 앞길에 풍뎅이 한 마리를 풀어 놓았다. 풍뎅이가 가마 주위를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며 성가시게 굴자 참지 못한 여우가 왕의 체면이고 위엄이고 돌아볼 겨를도 없이 가마에서 뛰어내려 풍뎅이를 잡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날뛰었다. 그런 여우의 경망스러운 행동을 본 제우스가 “역시 타고난 천성은 어쩔 수 없군!” 하면서 여우를 전처럼 천한 신분으로 되돌려 놓고 말았다. -

이것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이다. 이 우화는 사람이 아무리 벼락출세를 하거나 벼락부자가 되더라도 자신의 분수를 잊어버린 채 촐랑대면 안 된다는 교훈을 일러주고 있다. 제 분수를 모르고 설치는 사람, 한 조직의 지도자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주는 경고의 우화로 이런 이야기도 있다.

- 어느 날 뱀의 꼬리가 머리에게 이렇게 불평했다. “어이, 머리! 네가 나보다 뭐가 잘난 것이 있다고 늘 앞장서서 가느냔 말이다. 이제부터는 내가 앞장서야겠다!” 그러자 머리와 몸통이 말렸다. “눈도 코도 없는 주제에 네가 어떻게 앞장을 서겠다는 거냐?” 그러나 꼬리는 막무가내로 머리와 몸통을 이끌고 앞장서 땅바닥을 기어갔다. 그렇게 고집을 꺾지 않고 가다가 그만 절벽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제야 꼬리가 머리에게 이렇게 빌었다. “머리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꼬리 주제에 머리 노릇을 하려고 덤벼든 제가 죽일 놈입니다요!” -

요즈음 나라가 어지럽게 돌아가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이 불안스러워하고 걱정하고 있다. 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지도자, 이른바 지도층에 속한 사람들이 제 분수를 모르거나, 제 할 일을 잊고 있거나, 아예 지도자의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사회를 끌고나가는 지도자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든, 한 회사의 회장이나 사장이 되었든, 또는 한 단체의 수장이 되었든 조직을 안정시키고 성장과 발전의 길로 이끌고나가는 리더십이 있어야만 한다. <이솝우화>는 이와 같은 리더십뿐만 아니라 인간 개개인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수많은 우화로써 교훈을 주는 인류사적 고전이다.

‘신과 인간’이란 이야기도 <이솝우화> 가운데서 인간의 본성을 훌륭하게 표현한 우화의 하나로 꼽힌다.

- 처음에 신이 사람과 동물들을 만들 때에 생각이 없는 동물이 너무 많이 만들어졌으므로 그런 동물들을 망가뜨려서 사람으로 다시 바꾸어 만들었다. 그런 까닭에 겉은 사람이지만 속은 짐승과 같은 사람이 세상에 많아지게 되었다. -

요컨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 사람다운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다. 당장 우리 주변을 보라. 사람의 탈을 쓴 짐승 같은 인간이 얼마나 많은가. 저를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를 학대하는 패륜아도 많고, 걸핏하면 아내를 구타하는 폭력 남편도 많고, 반대로 남편이 돈을 못 번다고 구박하는 아내도 많다. 또 제 혈육이 소중한 줄 모르고 생활고를 핑계로 나 몰라라 하고 내팽개친 채 도망치는 인면수심도 부지기수가 아닌가. 뿐만 아니다. 그래서 요즈음 세상에는 여우같이 교활한 자라느니, 늑대같이 위험한 자라느니, 곰처럼 미련한 자라느니 하는 말들이 걸핏하면 튀어나오는 것이다. 심지어는 ‘선량’이라는 국회의원끼리도 곧잘 무슨 새끼니 무엇 같은 놈이니 하고 동물을 빗댄 심한 욕설을 퍼붓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그들을 대표랍시고 뽑아준 우리 국민은 얼마나 한심한가.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은 나쁜 인간보다는 좋은 사람이 더 많고, 슬픈 일 궂은 일보다는 즐겁고 기쁜 일이 더 많은 법이다. 그래서 누구나 오늘은 힘겹고 괴롭지만 내일은 형편이 좀 더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 까닭에 인생은 어쨌든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솝우화>의 작가 이솝에 관해서는 유명한 이름에 비해 그의 일생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그리 많지 않다. 플라톤이 활동하던 이전 시대에 나온 것으로 알려진 <이솝의 일생>이란 책이 있다고 하는데, 학자들의 연구 결과 그 내용은 대부분 신빙성이 없는 허황한 이야기라고 하며, 어느 정도 믿을 만한 내용은 기원전 500년대 후반에 저술된 헤로도투스의 <역사>에 나오는 이솝 이야기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그는 서기전 500년대 초반에 태어나 기원전 564년에 죽은 그리스의 우화작가로서 이아드몬이라는 사모스 시민의 전쟁노예였으며, 아폴로의 신탁으로 유명한 델포이 신전 사람들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뛰어난 말재주를 지니고 있었지만, 외모는 매우 못 생긴 추남이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어쨌거나 <이솝우화>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보면 그는 인생의 단맛 쓴맛을 골고루 맛본 경험이 많은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하다. 또한 문학적 상상력도 풍부하고 재능도 탁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속성에 관한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촌철살인의 날카로운 경고와 기지, 해학과 풍자가 우화마다 담겨 있는 것이리라. <이솝우화>의 또 다른 매력이라면 직설적 표현보다도 우회적이며 비유적인 묘사로써 인생의 진리를 깨우쳐주는 데에 있다. 그래서 이 책이 인류사적 고전의 하나요, 인생행로에 수많은 교훈과 지혜를 주는 양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스에서 <이솝우화>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와 그의 제자들이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수께끼나 속담, 전설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데에 관심이 많았으므로 그런 차원에서 이솝에 관한 이야기도 수집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의 동료인 테오프라스토스의 제자인 드미트리우스가 100여 개의 이야기를 모아 편집한 <이솝우화>가 나오게 되었고, 이것이 최초의 판본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카멜레온도 <리비 이야기>라는 우화집을 엮었는데, 그 가운데 대부분이 이솝의 우화로 전해오고 있다. 또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도 이솝의 우화들을 매우 좋아하여 자신의 작품에 여러 차례 이솝의 우화를 등장시켰다. 그러나 오늘과 같은 형태의 <이솝우화>가 나온 것은 1927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판된 에밀 샹브리가 엮은 <이솝우화집>으로서 여기에는 358편의 우화가 실려 있다. 이솝에 관한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인생에 지혜와 교훈을 주는 우화 몇 편을 더 소개한다.

- 어떤 사람이 말과 당나귀 각 한 마리를 갖고 있었다. 어느 날 그들이 길을 가고 있을 때 당나귀가 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 목숨을 소중히 여긴다면 내 짐을 좀 덜어주는 것이 어때?”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마침내 당나귀는 지칠 대로 지쳐 쓰러져 죽어버렸다. 그러자 주인은 당나귀의 짐을 모두 말에게 옮겨 실었다. 뿐만 아니라 당나귀에게서 벗겨낸 가죽까지 그 위에 얹었다. 말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아, 기회를 놓치고 말았구나! 이제 된통 당하게 생겼구나! 당나귀의 그 가벼운 짐을 나누어 지고가기를 싫어하다가 이제 모든 짐을 나 혼자 떠맡게 생겼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 녀석의 가죽까지!” -

‘말과 당나귀’라는 제목의 이 우화를 읽어보면 요즈음 핵가족시대의 형제간의 갈등이 생각난다. 서로 부모를 모시기 싫어하는 풍조가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가! 형이나 아우에게 힘든 일을 떠맡기고 나 몰라라 하다가는 언젠가 이 말과 같이 더 무거운 짐을 짊어질 날이 오지 않으리라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다음은 ‘나귀와 개구리’라는 이야기이다.

- 나무를 지고 가던 나귀가 어느 날 늪을 지나가다가 그만 미끄러져 늪에 빠지고 말았다. 나귀는 빠져나오지 못해 허우적거리며 비통하게 울부짖었다. 그러자 늪 속에 있던 개구리가 이 소리를 듣고 말했다. “겨우 잠깐 빠졌는데도 저렇게 울어대니 우리처럼 이곳에서 오래 살게 되면 어떤 소리를 낼까?” -

이 우화 역시 자기 형제나 이웃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는 각박한 인정을 풍자한 내용이다. 그러니까 인간세상은 2천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이 없다는 말이 된다. 다음은 ‘송아지와 황소’라는 우화이다.

- 밭에서 뼈 빠지게 일하고 있는 황소를 보고 빈둥빈둥 놀기만 하던 젊은 송아지가 그 고역을 보고 동정했다. 얼마 뒤 엄숙한 종교 행렬이 나타나자 황소는 일을 멈추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송아지를 잡아 제물로 바치려고 죽일 준비를 했다. 그 모습을 본 황소가 이렇게 말했다. “송아지야! 이것이 지금까지 네가 일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논 이유란다. 너는 제물로 바쳐지기로 예정되어 있었거든!” -

세상에 정직한 사람보다 거짓말쟁이가 더 많기도 2천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다름이 없었나보다.

- 한 나그네가 사막을 여행하다가 길가에 홀로 서 있는 여인을 발견하고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누군데 여기 혼자 서 있습니까?” 그러자 여인이 대답했다. “내 이름은 진실이랍니다. 전에는 거짓말 잘하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갈수록 늘어나서 이제는 내가 머물 곳이 없어져버렸기 때문이랍니다!” -

마지막으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이솝 우화 ‘학과 공작’을 소개한다.

- 어느 날 공작이 학을 보고 이렇게 비웃었다. “나는 화려한 색깔의 갖가지 아름다운 깃털을 입고 있는데 너는 이렇다 할 것이 없구나?” 그러자 학이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만 나는 하늘 높이 날아다니면서 별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노래하지! 너야 말로 기껏해야 여러 들새처럼 땅에서 뒤뚱거리며 걸어 다니는 것이 고작 아니냐?” -

그렇다! 아무리 권세가 좋고 돈이 많으면 무엇 하나. 화려한 치장의 공작이나 뒤뚱거리는 오리나 땅위에서 기어 다니기는 마찬가지인 것을. 구만리장천을 노래하며 춤추는 학의 고고한 경지에 비길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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